영화 후기 - 헤어질 결심(2021) Decision To Leave 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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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후기 - 헤어질 결심(2021) Decision To Leave 영화리뷰

by 대 세 2022.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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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영화 리뷰는 스포일러(내용 유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의 내용이 드러나도 상관 없거나 영화를 봤던 사람들이 읽기를 권합니다.

영화 헤어질 결심 포스터


감독 박찬욱

2022. 6. 29. 개봉
출연 박해일, 탕웨이, 이정현, 박용우, 고경표, 김신영 등


개인적으로 박찬욱 영화를 좋아해서 챙겨보는 편이다.
촬영 구도와 색감, 스토리를 풀어가는 장치들이 기술적으로 잘 배치되는 것만 같다.

대사들과 상황, 표현, 촬영구도들이 너무 다채로워서 간략한 리뷰(후기)를 써보려고 한다.

 

1. 서래와 해준의 대화

살인사건 용의자로 서래를 조사하는 해준은 한국말이 서툰 서래를 위해 쉬운 말로 질문하고 상황을 설명하려한다.
그런 면에서 평소 살인사건을 조사하던 해준의 모습은 점점 다정한 모습이 되고만다.

산에 가서 안 오면 걱정했어요, 마침내 죽을까 봐.
- 서래
마침내... 저보다 한국말 잘하시네요? 패턴을 좀 알고 싶은데요.
- 해준

서래는 때때로 어려운 말을 하기도하고 때로는 어수룩한 말투로 표현을 하는 이중적인 면이 참 매력있는 캐릭터다.
중국어를 사용할때와 한국어를 사용할때의 능숙함이 다른 면도 재미있다.

한편으로 그 들의 표현은 문학적이다. 외국인이니 직접적으로 쉽게 표현하려 했던 해준은 시간이 지날수록 함축적이고 은유적으로 대화를 하기 시작한다.
그들의 감정이 복잡해질수록 그들의 대화는 설명이 필요한 대화로 바뀌어간다.
때로는 직접 말로 설명하기도 하고, 때로는 스마트폰 번역기능을 사용해서 대화한다.
복잡한 감정과 현실적 상황들이 얽힐 수록 그들의 대화는 완전히 전달되지 않고, 의문을 품게 만든다.

해준 씨... 바다에서 건진 전화, 그거 다시 버려요. 더 깊은 바다에 버려요.
- 서래

서래가 해준의 사랑을 확인했던 그 표현을 알아채지 못한 해준은,

결국 최후의 수사를 하게된다.

 

2. 헤어질 결심

아니, 왜 그런 남자랑 결혼했습니까?
- 해준
다른 남자하고 헤어질 결심을 하려고... 했습니다.
- 서래

서래가 이상한 남자와 결혼한 이유는 헤어질 결심을 하기 위해서였다.
해준과 서래는 사랑했지만 형사와 살인자, 미망인과 유부남의 현실적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다.
해준은 이포로 떠난다.

여기서 헤어질 결심은 단순히 해준과의 결별을 결심했다는 표현으로 설명하기 부족하다.

당신 만날 방법이 오로지 이것밖에 없는데 어떡해요.
- 서래

헤어지기 위해서는 다시 만나야한다.
서래는 마치 조건반사처럼 호신이 이포에서 죽으면 해준을 볼 수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사건을 꾸며나간다.

서래는 헤어지기 전 해준을 데리고 나와 할머니의 유골을 할머니의 산에 뿌려준다.
떠나기 전 서래 자신에게 남겨진 과업을 마치고 헤어질 준비를 마친다.

서래는 모든 헤어질 결심을 마쳤지만, 해준에게서만큼은 헤어지고 싶지 않았나보다.
미제사건으로 해준에게 영원히 남아 해준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해준 씨... 바다에서 건진 전화, 그거 다시 버려요. 더 깊은 바다에 버려요.
- 서래

서래가 해준에게 배운 따뜻한 사랑의 언어를 마지막으로 서래는 헤어질 결심을 마치고 헤어지게된다.

 

3. 팜므파탈과 옴므파탈

박찬욱 영화에는 남성을 위험에 빠뜨리는 매력적인 여성들이 등장한다.
서래도 위협적인 아름다움과 알수없는 매력이 공존한다.
한국말이 어눌해 어수룩해보이다가도 사건을 그려나가고 준비해나가는 방법이 치명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준과 사랑에 빠져 해준의 사랑을 배우고 말았다.
사랑하면 닮는다는 말이 있듯이 해준이 사랑에 빠져 붕괴하는 모습을 배우고 오히려 서래가 붕괴하며 영화가 끝난다.

해준은 수사대상과 사랑에빠져 증거를 직접 인멸했고,
그 결과 철저한 수사관으로서의 자아가 붕괴되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다시 서래와 재회하며 살인사건을 수사하고 에너지를 얻는다.

서래는 해준이 좋아하는 수사대상으로 영원히 기억되기위해 용의자 자신을 직접 인멸했고 미제사건으로 남는다.

서로의 감정을 닮아가려하지만, 결국 본인이 가장 잘하는 방법으로 상대방을 기쁘게 해주고 싶은게 치명적인 사랑이 아닐까 싶다.

남성을 망가뜨리는 팜므파탈과 여성을 망가뜨리는 옴므파탈의 매력을 재미있게 보여준 작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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